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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럽 위기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미국과 중국의 실물경기까지 악화시키고 있다. 그 악영향은 특히 대외 변동성에 취약한 한국에 실시간으로 증폭돼 전달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4일 간부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는 유럽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재정위기에서 은행위기로 확산하고 이제 스페인의 은행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당초 정부는 경제가 하반기부터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미국 경기는 회복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유럽 재정위기는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스페인은 경제규모가 그리스의 5배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는 예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은행 위기는 실물경제 위기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경기침체는 이미 최악의 상태에 빠져 있다. 유럽 제조업지수는 지난달 45.1로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실업률은 11%에 이른다.

유럽 위기는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는 5월 실업률이 8.2%로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지표도 부진하다. 지난해 1분기 9.7%의 성장률을 보였던 중국은 올해 2분기에는 7%대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이 한국에 여과 없이 전달되고 있다. 경제의 동력인 수출이 당장 벽에 부딪혔다. 5월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 줄었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탓에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불황형 흑자’가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출이 부진하면 민간소비가 뒷받침해야 하지만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부담으로 민간의 소비 여력은 이미 바닥난 상태다.

정부가 경기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이미 상반기에 재정의 60%를 집행해 여력이 없고, 측근 비리 등으로 정권은 ‘레임덕’(권력 누수)에 빠져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기획재정부는 3.7%로 잡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달 안에 0.2~0.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조원희 국민대 교수는 “수출에 문제가 생기면서 곧바로 가계부채, 금융부실, 부동산 문제 등 한국 경제의 취약점이 노출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위기가 한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하는데 정부가 가진 카드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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