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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집값 폭락에 대출 부실화, 금융위기로 이어져

부동산 거품(버블·bubble)은 어떻게 한 국가를 집어삼키는가.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규모 4위의 스페인이 겪고 있는 위기는 거품 붕괴가 초래하는 국가경제의 좌초 과정을 생중계하듯 보여주고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미 스페인 부동산의 추가 하락 여부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 가운데 절반가량이 주택담보대출에 쏠려있는 한국이 스페인의 위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스페인 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관련 대출규모는 총 3230억유로(약 472조원)에 달한다. 스페인은 이 가운데 54.2%인 1750억유로(256조원)가 부동산 가격 하락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실업률 증가 등으로 부실화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스페인의 주택가격은 2007년을 고점으로 하염없이 추락하는 중이다. 스페인의 부동산 산업은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저금리를 발판으로 빠른 속도로 거품을 키워왔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스페인의 주택 가격은 3.1배 급등했고, 같은 기간 가계부채는 4.9배 늘어났다.



하지만 재정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택 가격은 2008년 3.2% 하락을 시작으로 매년 추가로 7~9%씩 떨어져 지난해까지 2007년 대비 총 22.4% 폭락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정위기 여파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속출하면서 은행에서 빌렸던 원금은커녕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의 부실자산 비중도 급등했다. 2008년 3%대에 머물렀던 스페인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0년 말 5.81%를 거쳐 2011년 말 7%까지 돌파하더니 급기야 올 3월 기준으로 8.4%까지 급등했다. 스페인 정부가 공적자금을 퍼붓고 있는 실정이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과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은행은 스페인의 집값이 향후 1년 이내에 최소 10~15%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앞서 150억유로의 구조조정기금을 은행권에 쏟아붓기로 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퍼날라야 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스페인의 경우 대규모 은행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중은 지난해 말 69%로 2007년(36%) 이후 4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부동산 거품 붕괴가 금융권의 위기에서 국가의 위기로 전이되는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미 2010년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만 봐도 ‘가계부채 증가 → 부동산 거품 붕괴 → 금융권 부실 → 재정 투입 → 정부 재정 붕괴’라는 공식이 확인된 바 있다.

아일랜드는 1996년에서 2007년사이 가계부채 규모가 3.3배 늘고, 주택 가격은 무려 4.6배나 뛰었다. 이후 주택 가격이 50%나 폭락하자 은행 국유화 등 500억유로를 쏟아붓는 수습책을 내놨지만 이 과정에서 국가부채가 2007년 GDP 대비 25%에서 지난해 105%까지 폭등하면서 결국 구제금융 대열에 합류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한국도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 스페인이나 아일랜드처럼 금융권 부실이 국가 부도로 전이되는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제는 금리정책이나 대출규제, 대출구조 개선 등의 대응보다는 실제 거품이 붕괴됐을 때를 가정한 법·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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